연애하던 나

2007-10-09 용의주도한 남자친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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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전 27세 생일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래서 궁리한 이벤트로 요코하마에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그전날 케이타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오는 저를 가게앞까지
마중을 오기로 되어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파김치가 된 쓸모없는 몸뚱이를 차에실차,
뒷자석에 몰래 준비한 꽃다발을 들이밀며 생일축하해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러고는 얼굴빨개져서 헤죽헤죽 웃더군요.
그 순간 저의 반응은 정말 너무 기뻐서 크게 아하하하하 하고 웃었습니다.

장미처럼 생겼는데 장미는 아니였고, 생일의 꽃이라는 꽃이랍니다.
이름은..무슨.. 멕시코 아저씨같은 이름이었어요 기억이안나네요 ㅠㅠ

함께 집에 오자마자 이 꽃을 어떻게할까 고민하고있는데
화병없냐고 묻더군요. 대답대신 어느 유학생이 집에 살림도구 준비하는데 언젠간 꽃을 받을테니
화병을 사두어야지 하겠냐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럴줄 알았다는듯
가방에서 준비해온 그것을 꺼냈습니다.
집에서 남은 팻트병을 깨끗이 씻어 주둥이 부분을 오려내고 잘린 단면부분을
스카치 테이프로 처리한 임시화병이 바로 그것입니다.
데체 이 용의주도함은 무엇이냐고!! 감동을 넘어선 기분이 물결치더군요 ㅎㅎ
나를 기다리는동안 시간도 남았고 집에 팻트병도 남았더랍니다.
자세히 보니 윗부분을 동그랗게 자르려고 싸인펜으로 밑선도 그렸습니다.

(뭔가 사랑스러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