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던 나

2007-07-12 도쿄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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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전, 오사카에 체류하고 있을 당시우연한 인연으로 친구가 된 '마리'가 동경에 출장을 오게 되었다.그 사이에 남자친구가 생겨서 혼자가 아닌 상경이라고 했다.마리의 남자친구 노나카군은 동경출신으로  쿄토(오사카부근)에서 근무중이었다. 오랫만에 관서에서 관동지역의 먼길을 오게 된 둘은 짧은 일정을 쪼개 서로의 친구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기로 한것 같다.치바로 유학을 오게 된 나를 포함해, 마리의 여자친구들 3명과,노나카의 학창시절부터의 남자친구들 3명은 어느 신오오쿠보 한국식고기집에서 모이게 되었다.  케이타로는 노나카의 고등학교 친구였다. 말수적고, 키카 크고 하얀 일본 남자라고 생각했다.우리는 그날 신주쿠에서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어울렸다.
 첫 차가 다닐때 까지 유일하게 함께 해 준 건다 돌아가고 난 후 케이타로 혼자 뿐이었다. 남들 보다 더 많은 대화를 해서 였을까  우리는 '댁에는 잘 들어 가셨어요?'를 넘어선 친밀한메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그리고, 매주 일요일 미묘한 데이트가 이어졌다.첫 주는, 일본내음이 물씬 풍기는 아사쿠사에서히미코 수상버스를 타고 오다이바로 가
비너스포트를 구경하고레인보우 브릿지의 야경을 감상하며 관람차를 탔다.아마, 일본에 갓 온 (동경은 더더욱)외국인에게일본문화를 소개해야 할 알수없는 책임감을 느꼈던건 아닐까그날, 이 착하고 하얀 남자는 참, 동경사람같구나생각했다.두번째 일요일에는 시나가와에 있는 수족관에 갔다.일본 수족관처럼 다채롭고 기분좋은 공간이 있을까.(있긴 있다.)돌고래와 물개공연을 보고 들떠있다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내 블로그가 보고싶다고 하길래 넷카페에서 차를마시고 인터넷을 하며함께 시간을보냈다.
점점, 자연스럽게 웃게 되고, 이 하얀사람이 색이 하얀게 아니라 빛이 난게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전철역, 각기 다른 곳을 향하느라 몸을 틀어야 하는 바로 몇분 전 갑자기 손을 잡혔다.피아노도 친다는 하얀남자의 섬세한 손이 휘감겼다.(저렇게 감상적인 순간은 아니였던듯한데.. 써놓고보니..) 보지않아도 몇번이나 망설였을 법한 쑥쓰러움 가득한 움직임에 나도 두근거려 몇번 플랫폼에서 전철을 타야했더라..하고 잠시 사고가 정지되었다.
세번째 일요일에는일단, 일주일내내 이야기한 대로 신오오쿠보(코리아타운)에서 불고기를 먹기로 했다.역에서 가게로 가는 내내 서로의 손을 어찌할줄 몰랐다.(손을..잡어..말어?? )어색함에 말도 이어지질 않았다.배부르게 속을 채우고, 다시 가게를 나오면서밥을 사줬으니까.. 답례라며 내 쪽에서 손을 잡아주었다.(나 멋쟁이?)그러다 언젠가 도쿄타워에 가고싶다고 이야기한 것이 생각났는지 도쿄타워에 가게되었다.
붐비는 사람들 바깥으로 은하수처럼 야경이 펼쳐졌다.7월7석 견우직녀님에게 소원을 비는 축제가 있던 날이었다.우리는 박스 안에 서로의 소원을 빌어넣었다.10시에 폐장이 된 도쿄타워를 나와바로 앞 공원벤치에 앉았을때,조심스럽게 하얀 남자로부터 고백을 받았다.멍해진 고개를 들어 바라본 도쿄타워는 너무나 로맨틱하게 홀쭉이 서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안에서 견우직녀님에게 빌었던 소원이 뭐였어?라며 하얀남자가 궁금해했다.-언젠가는 한국과 일본이 같은 꿈을 꾸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옆에 있는 이사람과 다시 또 도쿄타워에 오고싶습니다.라고 숨김없이 말해주었다. 평소보다 한참을 침묵하다 메세지가 도착했다.
고마워.그리고 또 같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