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하던 나

2009-11-27 천방지축 아르바이트 - 한자는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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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쓰고 봐도 한자를 외우는건 어렵다.
이 엄청난 양의 그림을 무슨 수로 매번 정확하게 똑같이 그릴 수 있느냔 말이다.
특히 간단하게 생긴 한자 일수록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19일, 가게 할머니가
 "동, 3일 연휴니까 우리 일요일에 이어 월요일도 가게 문 닫자. 미리 어디다가 써서 붙여 놔."
라고 하셔서 나는 공지문을 쓰게 되었다.

[誠に勝手ながら22日、23日 お休みさせて頂きます]
 
나는 크게 써서 가게 출입구 (아주 잘보이는 곳)에 한 장, 가게 안에 한 장을 붙여 두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르바이트에 갔더니 아저씨가 출입구에 붙여 논 공지문을 떼어 오셨다. 그리고 매우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시며

とん、これは。。。。まずいよ。(동아 이러면 ..정말 곤란해..)
내가 쓴 걸 들어 보이셨다. 다른덴 다 틀려도 좋은데 여긴 곤란하다고 하시며.

 

그렇다. 나는 お休みさせて頂きます
(느닷없이 죄송합니다만 22일 23일 휴업하겠습니다.)라고 쓴게 아니라
お体みさせて頂きます
(느닷없이 죄송합니다만 22일 23일 (여러분의) 몸을 좀 보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쓴 것이다. 그것도 어제 하루종일 사람들 오가는 길거리에 떡 하니 붙여 놓았다. 나는 아저씨의 손가락 끝이 가르키는 お体를 발견하자마자 몇 번을 다시 읽고 다시 읽다 바닥에 쓰러져 소리도 못내고 웃었다.

아저씨는 계속  날 잡아서 손님 몸을 좀 본다니.. 네가 그런 변태인 줄은..이라고 놀리고
할머니는 " あら、まあ、ご丁寧に” (참 정중하게도 그런 부탁을 해 놨구나) 이러셨고
할아부지는 단골손님중에 나를 너무 좋아라 하시는 토시오상은 기뻐 할거라고 걱정말라셨다.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히로(20세 남)는 쓰러져서 웃고 있는 나에게
とん!何の店だよ! ( 동! 데체 이게 뭐하는 가게야!?) 라면서 소리쳤다.
보여준다는 것도 아니고 보겠다니 이런 막되먹은 퇴폐업소중의 퇴폐업소를 봤나.

얼마후 가게에 온 토시오상은 예상대로 크게 기뻐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いやだ!22日まで待ってられないよ。今、俺のお体をみてくれ!”
( 22일까지 기다려야 되는거야? 안돼! 내가 지금 보여줄게!)

 

나를 개변태로 만든 이 사건은..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속에 생생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