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케군이 도착하고 공항에서 바로 엄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근데 나는 너무 배가 고팠고 근처에는 시장밖에 없어서 간단하게 뭘 좀 먹고 가면 딱이었는데.
케군은 표정이 안 좋았다. 전통 시장을 가 본 적이 없어서 무섭댄다. 이해는 하지만 난 너무너무 배가고팠고 김밥 한 줄이나 국수 한 그릇 먹으면 됐는데! 얘는 하여간 표정이 안 좋았다.
결국 몸을 돌려 시장을 나와서 나는 바로 짜증이 났다. 얘는 급 미안해 하기 시작했지. 다시 시장에 가자고 했지만 이미 나는 심사가 뒤틀렸지. 그러다가 떡볶이 포차가 보였다.
이것도 드럽다고 인상쓰면 이혼감이었는데 (심지어 얘는 배 안고팠다. 나만 먹으면 됐는데 내 맘대로 메뉴를 정하지 못한거다.) 마치 선심쓰듯 앞장서서 "어여 먹짜 떡볶이 먹짜. 일로와 일로와 우쭈쭈." 이러면서 화해무드를 유도했다. 후- 일단 배부터 채우고 고르지 못한 심성을 잠재우자.

"바나나우유 어때?"
"음.. 상상했던 맛이야."
"근데, 이게 한 번 먹고나면 은근 생각난다?"
북한산 밑에 경치도 공기도 좋은 곳에서 엄마는 너무 깨끗하고 친절한 시설에서 마지막을 보냈다. 케군도 전의 병원보다 훨씬 시설이 좋고 편안해 보이신다고 했다. 엄마가 잠들고 간호 이사님과의 면담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 친절한 병원 스텝분들이 북한산 둘레길에 산책 다녀오시는 건 어떠냐고 권해주셔서 우린 저녁 산책을 나섰다.
정말 열심히 했다.
여러 기구를
나올 때 마다!!!
그만해!!!
이렇게 근육을 키우며 산책은 끝났다. 여행이 다 끝나고 어디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에 케군은 북한산 둘레길이라고 말했다. 다음엔 한국의 자연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에 좀 더 데려가야겠다.
면담이 끝나고 늦은 시간 종로로 돌아왔다.
나와 다르게 입만 고급인 케군을 위해 제대로 된 곱창을 안내했다.
덧붙여 치즈밥은 유가네 닭갈비가 더 맛있다고 평가하셨다. 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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