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81 2013-10-23 비 10월19일 비.친구들하고 늦게까지 수다를 떨고 자정 가까운 시간에 버스를 탔다. 빗속을 달리는 버스가 은근히 급발진과 급정지를 반복해서 난폭하게 느껴졌다. 운전수는 빨리 퇴근하고 싶었나.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버스 기어에 브레이크에 악셀에 실린 감정이 느껴져서 참 묘했다. 창에 캐비어만한 빗방울이 더덕더덕 붙어있는게 예뻐서 찍어보려는데 열받은 버스 때문에 한 참이나 걸렸다. 10월 20일 비.자동차 헤드라이트의 주홍 불빛처럼 도시 다운 광채는 없는 것 같다. 도시를 상징하는 왠만한 것들에서 온기를 느낄수 없지만 내게 저 주홍 불빛만은 따뜻하다. 보면 안심된다. 2025. 6. 17. 2013-10-18 coffee house on the Corner 낯선 동네 상점가 골목 코너에서 발견한 커피하우스 on the Corner.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이 이름에서 조금의 고민도 느낄 수가 없다.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전부 오래돼 보이는데 먼지 하나 없고 일부러 놓여진 것이 하나도 없다. 수상쩍게 조심히 들어가 본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손님들의 얼굴에 '단골' 이라고 써 있는 게 내 눈엔 보였다. 긴장감 없지만 경솔하지도 않은 카운터 너머 마스터의 손길도 보인다. 주인은 더 느긋했다. 뭐든지 꿰뚫어 볼 것 같은 할머니가 주문을 받으러 오셨다. 왠지 다른 동네 사람인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 샌드위치랑 칼피스를 시켰다. 조금만 기다리시우~ 하는 할머니는 너무나 상냥한 목소리를 하고계셔서 마법처럼 순식간에 나도 이 집 단골로 변신했다. 단골 딱지는 처음이.. 2025. 6. 17. 2013-10-11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다섯째날 덕수궁, 귀국 호텔에서 걸어갈 수 있는 덕수궁엘 들렀다. 경복궁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덕수궁도 교대식을 해 주고있었다. 아름다운 서울! 개인적으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중에 덕수궁이 제일 좋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조심히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제일 친밀하게 '쓰고' 있는 느낌이다. 고종황제가 서양음악과 가비(커피)를 즐기며 연회를 열기도 했던 서양풍 정관헌. 추석연휴 취재 나온 방송국 서양식 건물 석조전 옆에 마치 원래부터 있던 것처럼 한 없이 조화로운 덕수궁 미술관이있다. 스쿨푸드로 뛰어간 케군. 이 손님에 대해 어서 눈치채길 바라며 눈에 띄게 서 있는 케군. 기도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리는 케군. 또 혼자 부끄럽게 그거먹고 온 몸에 사우나 한 케군. 케군에게 있어 여행의 하일라이트가 시작되었다. 여행기.. 2025. 6. 17. 2013-10-10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다섯째날 간짜장,가로수길 다섯째날은 시고객님이 귀국하길 기다렸다는듯 대낮까지 푸욱 잤다. 느릿느릿 일어나서 아점을 먹으러 가는데, 빌고 빌어 결국 짜장면 챤스를 받아냈다! 하지만 미련 못버리고 "햄버거 먹으면 안돼? " 짜장면. 모르는 음식.. 무서워.. 버거킹 앞에서 한 참을 못 박힌 케군이었다. 봐, 깨끗하지? 괜찮아 괜찮아. 누나가 지켜줄게. 나는 고민생략하고 '간짜장!' 그리고 케군한테도 간짜장을 추천했는데. 무조건 '옜날짜장'을 시킨다는 거다. 음.. 간짜장이 바로 한거라 맛있다니까.. 아냐. 스탠다드한게 처음엔 맛있는거야. 아냐. 너.. 간짜장.. 먹지마 그럼. 절대 안먹어 (드러어서)안먹어 췟. 이런 실랑이 끝에 음식이 나왔다.두려움 속에 시커먼 면발을 후루룩 빨아보는 케군. 아 이자식, 내 간짜장에 야금야금.. 2025. 6. 16. 2013-10-08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넷째날 배웅, 홍대 우리는 복잡한 인천공항 절차를 피해 서울역에서 수속을 해 보기로 했다. 친절한 며눌여행사 입이 찢어지게 서비스 풍풍 날리며, 고객님~ 편안한 여행 되셨는지욧 'ㅂ 그러나 고객의 눈을 피해 하품 뻐억뻐억하는 며눌여행사의 두 얼굴.인천공항에 도착. 간단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간단하게.... 우리가 많이 좀 먹긴 했지만 워커힐 레스토랑 (브런치에 차 마시는 카페처럼 생겨가지고.. ) 대박 비쌌다. 영수증 받고 뺨때릴 뻔함. 꾹 참고 내 뺨을 마구 때렸다. 아니 그런데 결국 못 산 잡지가 있는게 아닌가. 이렇게 무사히 한국여행을 마치시고 귀국하시는 시고객님. 불쾌하고 위험한 일 없이 잘 따라주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서울역에서 수속을 끝낸 사람들은 저 전용문을 통해 (여기도 대기시간 없다!) 들어가서 보안.. 2025. 6. 16. 2013-10-05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셋째날 서울N타워 한쿡 셋째날 쯤 되니 버스기다리는 모습이 서울시민 포스. 우리 고객님들 적응이 빠르다. 서울타워에 오르기 위해서는 등산로를 걷는 방법과 순환버스를 이용하거나 남산근처에서 케이블카를 타야한다. 그러나 오늘은 추석. 며눌여행사는 계산했다. 작년 추석 당일 서울타워를 방문한 블로그를 검색했더니 대기시간 1시간 40분!!!!???? 올해라고 다르겠나. 자, 그럼 버스인데. 택시를 타고 장충동까지 가서 버스를 탈까 하다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오히려 제일 먼 명동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명동-충무로-장충동-남산-타워-장충동-명동 이런식으로 순환하기 때문에 명동엔 타려는 사람도 있지만 내리려는 사람도 많을 것!!! 오 마이갓 이런 지니어스를 봤나.드디어 05번 투어 버스가 왔다. 아...아... 근데 나 지금 출근해?.. 2025. 5. 21. 2013-10-02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셋째날 면세점 추석창덕궁 셋째날, 흑맥주와 함께 조식을 시작하신 시고객님. 첫째날은 화요소주 한 병과 맥주를 드시고 둘째날은 편의점에서 맥주를 잔뜩 사드렸는데 종류별로 다 드신거 같았다. "아버님, 배불러서 저녁때 어떻게 다 드셨어요?" 하니까 해맑게 "응.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남은 거 마셨어." 라고 하셨다. 'ㅂ' 아..하..... 뻗친 머리 날리며 음식을 입에 쓸어넣고 있는 케군. 밥 먹고 다음일정은 면세점. 저것만 먹으면 불로장생할 거라고 믿고 계신 할머님을 위해 홍삼을 대량으로 일본에 보냈다. 몇 번을 만나도 "이 사람은 누구니" 이렇게 물어보시더니 홍삼 한 번 사드린 후부터 "큰 손주며느리!!" 대번에 기억하시는 할머님. 그러다가 한 동안 한국엘 못와서 못사드렸더니 또 얼마 전 "이 분은 누구더라.." 하셨다... 2025. 5. 21. 2013-10-02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둘째날 대가족모임 조식을 위해 정확한 시간에 모여주신 시고객님. 그 옆에 어느샌가 앉아서 영혼없이 밥을 먹고 있는 케군.옷 갈아입고 오늘은 큰 일 치루러 나섰다. 아버님은 옷에 들러붙어 따라 온 유스케의 흔적을 털어내셨다. 시청역이 신기한 아버님, 양갱이 수십개 들어간 (정말 벽돌을 가득 넣은 무게였다.) 가방을 책임지는 케군 지하철 완전 신기한 시아버님ㅋ 계단으로 양갱나르다가 멘붕이 온 케군.절에 도착했다. 며눌여행사의 목적은 우리 엄마의 사십구제를 위해서였다. 작년 결혼식이 끝나고 다 함께 병원을 찾아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한 사돈지간. 어머님이랑 아버님은 엄마를 주무르며 꼭 다시 병문안 오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어머님은 최근까지도 핸드폰 대기화면을 엄마가 입원해 있던 .. 2025. 4. 20. 2013-09-30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9 첫째날 시댁출동 지금부터 시작 될 전쟁을 위해 배를 든든하게 채워두고우갸갸갸갸갸 갑니다! 시댁 총출동한 한국 방문! 어머님!! 이 쪽이에요~! 휘뤼고~니가 피곤할 건 없을 것 같지만 일단 맛사지를 해 두께.하네다에서 비행기타기까지도 '며눌여행사' 책임자로서 스케쥴표 나눠드리고 인솔하고 택시 예약해서 잡아 타고 짐 부치고 불안에 떨고 계시는 부모님을 위해 여행자 보험도 들어드리고. (...보험..;;) 벌써 다 지쳐간다. 하지만 쉴 새없이 사진 찍어 주시는 울아버님때매 내가 아주그냥 생기가 팍팍 돌았다. 아봉님과~ 서로 찍어주기. 찰칵찰칵. 꺄아. 신난 고객님. 진짜 신혼부부처럼 즐거워하셨다. 집에서 볼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나와서 뵈니까 나이도 많이 드셨고 작고 여린 느낌이어서 나는 며눌 이상의 책임감이 막 들었다. '.. 2025. 4. 1. 2013-09-25 鴨川 Kamogawa 온천여행 셋째날 큰일이다. 오전 특급열차를 타고 도쿄로 올라가야하는데 유리창이 뿌서지도록 비바람이다.특급열차는 전부 운행중지됐다는 뉴스를 듣고 우리는 료칸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로컬 전철이 움직인다는 역까지 차로 이동했다. 우리는 로컬전철을 갈아타고 갈아타고 갈아타서 하여간 엄청나게 갈아타다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다.소요시간 4시간 반! 이건 뭐 힐링하고 바로 헤비펀치 2025. 4. 1. 2013-09-25 鴨川 Kamogawa 온천여행 둘째날 도 닦는 분 같으시다 2025. 4. 1. 2013-09-25 鴨川 Kamogawa 온천여행 둘째날 2025. 4. 1. 이전 1 2 3 4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