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동네 상점가 골목 코너에서 발견한 커피하우스 on the Corner. 반박의 여지가 없는 이 이름에서 조금의 고민도 느낄 수가 없다.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에 전부 오래돼 보이는데 먼지 하나 없고 일부러 놓여진 것이 하나도 없다. 수상쩍게 조심히 들어가 본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손님들의 얼굴에 '단골' 이라고 써 있는 게 내 눈엔 보였다. 긴장감 없지만 경솔하지도 않은 카운터 너머 마스터의 손길도 보인다. 주인은 더 느긋했다. 뭐든지 꿰뚫어 볼 것 같은 할머니가 주문을 받으러 오셨다. 왠지 다른 동네 사람인 걸 들키고 싶지 않았다. 샌드위치랑 칼피스를 시켰다. 조금만 기다리시우~ 하는 할머니는 너무나 상냥한 목소리를 하고계셔서 마법처럼 순식간에 나도 이 집 단골로 변신했다. 단골 딱지는 처음이니까 좀 작게 써 붙이고 칼피스를 쭈욱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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