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할 때쯔음 어김없이 케군이 돌아왔다.
자! 한파를 느껴봐라. 영하 십도 극한체험 한국여행기 닷!!
어서 이 추위를 뼛속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해 봐!!
-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케군은 홋카이로 손난로 30개를 꺼내 보였다.
호텔 체크인하고 찾아간 곳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게 충격이었고 그 싸늘한 감옥 안 풍경은 상상이상이었다.
독립기념관과 비교해서 정보의 양은 적었지만 눈을 감고 있어도 살이 찢어질 듯 아픈 역사가 전해지는 특별한 전시관.
눈이 내린게 언젠데.. 형무소 안 흙 위엔 하얗게 아직도 눈이 녹지 못했다. 잡초조차 살아 있기 힘들거 같은 무거운 공기가 몇십년 그렇게 흘렀으리라.
벽돌 한개, 철창 하나 그냥 만지기가 겁이 났다. 너무 싸늘해서 내 피부고 혈이고 다 꽁꽁 얼려버릴 거 같았다.
난 자꾸 비명소리가 들리는 듯 해서 다리가 덜덜 떨렸다.
진짜 저 마룻 바닥에 피가 튀었겠지. 저 벽을 붙잡고 기도를 하던 사람 울던 사람. 저 좁은 공간에서 자식을 부모를 나라를 그리워 했겠지. 고문실이고 감옥실이고 불 떼는 곳도 없을테니 영하의 날씨를 다 견디고 지옥같은 한 여름을 보내면서도 .. 아 차마 사형장은 못보겠더라. 들어 가 보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크게 쉼호흡한 채 다시 뱉지 못하고 참다가
숨이 가빠져서 뛰어 나왔다. 거기에 난 돌도 풀도 다 슬퍼서 못보겠더라.
쿨한 한용운 선생님의 사진을 발견하고 하하..작게 웃었다. 그리고 코너를 돌아 들어가서 고개를 드니.. 벽면 한가득...
당시 수용자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수감카드가... 믿어지지않을 만큼 펼쳐져서 와락. 눈물을 쏟고 말았다.
(넌 뭘찍고 앉아있어 이색히...)
이분, 조선인을 자신의 집 마룻바닥에 몇달간 은신 시켜주다 들켜서 감옥살이를 했다.
아..좋은사람이다 하고 감동한 것도 잠시. 사회주의 교수로 사상계열 조선인을 도와주
- 아니 거의 공산주의 나라 건국을 위해 주도하다 잡힌셈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현대사를 생각한다면 이거 또한 적의 적인가. 아니..그게 뭐 어떠랴.
그냥 인간이 당할 수 있는 극한의 온갖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엾고 안타깝다.
서대문구에 이렇게 넓은 형무소가 있었던 것을 어떻게 몰랐을까.
문 밖을 나가면서 케이타도 우울해 했다.
아무말도 안하는 케이타였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있었을까.
こんな寒いとこでいたのか。。。。
寒すぎて死んでしまうだろう。。
어떻게 이렇게 추운데 있었을까..
이 말만은 수도없이 되풀이했다.
그냥 춥기만 한것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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