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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던 나

2012-05-09 결혼하기 Part3. 신혼집 구경하기

by Previous Dong히 2024. 8. 8.

케군은 지난 4월 생애 가장 큰 쇼핑을 했다.우리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세 가지를 꼽았다.나 : 신축일것/채광이 좋을것/수납공간이 많을것 케 : 신축일것/회사와 교통편이 좋을것/방이3개 일 것

 

9월까지 느긋히 찾아 볼까 했더니 꽃봉오리가 맺히던 3월에 너무 완벽한 맨션을 눈 앞에 보게 되었다. 완공 건물에 마지막 남은 물건이었는데 뜻 밖에도 할인에 셋팅 되어있는 가구와 에어컨 설비를  전부 드릴테니 어떠냐는 제안까지.멀리서 준비해야 하는 나는 몸만 가는데 거절 할 이유가 없었다. 요리조리 가구를 살펴 본 케군은 꽤 고가의 가구들이란 걸 알고는 계약을 하기로 했다!!

나는 수백장의 사진을 받아 보았고 케군은 매주 맨션에 찾아갔다.밤에는 어떤지 역이랑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지. 우리는 스카이프를 하면서 시간을 재 보기도 했다."지금은 뭐 보여?" "파스타 집이 있어." "옆에 중국집이 있어. 빵 집도 보여... 가로등이 하나 둘.. 자동차 소리는 시끄럽지 않네..경찰서도 있어. 편의점이 한개 두개.. 술 집은 없고.."

나는 근로자의 날 전날 유급휴가를 받아 비행기를 예약했다. 금요일 7시 김포공항. 퇴근하고 택시를 타도 욕나오게 막힐 시간인데 지하철로 가자니 출국하기 20분 전에 도착할 것 같았다...왜 예약했지? 어떻게 될 거라 생각했지?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지만 팀의 단결로(?)나는 해결을 봤다.  용대리님이 아침 7시에 우리집에 날 데리러 와서 내 짐을 트렁크에 싣고  날 태워 회사엘 갔다. 그리고 지하 주차장에서 짱대리님의 차에 내 트렁크를 옮겨싣고 오후 4시쯤 갑자기 날 데리고  외근을 나간다며 나가 주셨다. 외근 끝나면 직퇴할게요~ 라는 보고도 나 대신 해 주심.

그리고 나는 5시에 김포공항 로비에 서 있게 되었다.

와-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된다!!!!

나 최근에 용대리님과 짱대리님에게 잘해줬던 과거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시간이  남은 나는 면세점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지갑이 늘씬해지고 말았다.하네다 공항에서 다시 만난 케군은 한 층 멋져 보였다. 아- 왕자님.   케군의 싱글 침대에 몸을 구기면서도 나는 얼마나 단잠을 잤는지 모르겠다. 다음날 7시에 눈을 떠서 케군의 목을 졸랐다. 어서 일어나~ 집 구경 가자~케군은 내 머리끄등이를 잡고 입을 막았다. 우여곡절 끝에 케동집의 첫 방문을 나섯다!

 

건물앞에서서 크게 소리쳤다.
私のことどんだけ愛してるんだよ!!!!
케군은 호탕하게 웃어제꼈다. 크하하하하하하!

 

조명 달린 클로젯! (이런 집에서 처음 살아 ㅜㅜ 줄줄)

 

나에게 있어서 부자의 상징. 대리석 바닥

냄비도 준대 ㅋㅋㅋ
모델 하우스로 사용하던 방이라 이런 소품도 딸려 옴 ㅋ

어디서 나타난 밀대와 케군.
흠집이라도 날까 먼지가 쌓여 화석이 될까
애지중지 매주 닦아 놨나보다.
밀대에 페이퍼를 갈려고 했더니
"아.. 잠깐. 두 장으로 끼워 줘."
"..왜?"
" 한 장은 너무 얇아서 상처 날 수도 있으니까. 두껍게.. 두 장."
아 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이 얘길하며 케군 아버님이랑
둘이 폭소했다.

 

모스버거에서 "모스난"으로 늦은 점심

 

그리고 동생 부부와 미래 시부모님과 어머님의 친구들과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애인이 없는 줄 알았던 동생은 6년 연애 끝에 올 봄 장가를 갔다.여자친구의 회사가 너무 멀어서

시동생님: 여친이 회사 근처에 방 하나 얻는대.

 하는 말에 

시어머님: 그럴거면 같이 살래?

시동생님: 그럴까

녹는듯 시작 된 결혼을 축하하러 한 자리에 모였다.

어머님... 전략가시다... 

지금도 미혼 자녀를 둔 어머님 친구들 사이에 전설처럼 구전되고 있는 어머님의 아들 장가보내기 기술로 알려져있다. 

 

같은 해에  두 아들을 장가보내고 품에서 떠나보낸 어머니 아버지는 시원하다. 고생없이 둘 다 치웠다. 알아서 가 줘서 행복하다고너털웃음을 지으셨지만 웃음 뒤 진하게 남은 서운함과 쓸쓸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어머니 친구분들은 (아들이 둘인 부자 소에다씨, 장남이고 차남이고 의사가 된 시로카네씨.어떻게 가만히 뒀는데 의사가 됐지!!?? )은 부러움 반 안타까움 반의 눈빛을 쏘셨다. 하지만 난 따로국밥처럼 갑자기 가족이 훅! 늘어서 이제 '가족'이니까. '가족'이 어쩌고 할 때마다  주책맞게 터질 것 같은 눈물을 참느라 한참을 고생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