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한달을 꼬박 기다렸지만 엄마는 결국 눈을 뜨지 않았다.
가까스로 쉬는 숨과 따스한 온기만이 엄마가 살아계시다는 감격을 전해 줄 뿐이었다. 원래 이런 병에 한 달을 기다리는건 고작이라고 들었지만 지난 한 달은 내인생에서 가장 지루하고 절망적이고 끔찍하고 깜깜했다. 산다는게 뭘까? 뭘 위해 살아야하나?
아팠지만 깨닫기도 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 번은, 부모님은 나를 슬픔 속에 두고 떠나간다는 사실을. 엄마는 아직 살아계시고 가망이 없다지만 이제 자식이 부모의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일도 남았고 이렇게 나에게 효도할 기회를 주신 엄마가 고마웠다.
마지막 한 학기를 마치러 일본으로 돌아오면
더 마음껏 일본을 누리고 배우고 삶에 충실해야지.
그리고 졸업 후 엄마를 돌보러 귀국할 예정입니다.
지친 엄마를 위해 이젠 내 차례가 된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그럼 모두 일본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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