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회를 간다길래 뭘까!! 어떻게 하는 걸까. 무척 기대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야외에 갔다. 거의 방치 수준으로 그저 지붕도 없는 야외에 회사사람들을 풀어 놓았다.ㅋ 푸른 밭 가운데에 버려지듯 나 뒹구는. 우리 야유회.
기적적으로 슈퍼가 하나 보였고, 네비게이션에 도착지가 잡히지 않아 이 일대를 모두 미친듯이 헤매야 했다. 다른 그룹은 직진하면 나오는 길을 산을 넘어 왔다고 했다. 아무튼 대리님의 텃밭 가는 길은 모든 직원의 차 바닥을 다 긁어 놔야 도착할 수 있었다.
황량한 이 일대에 컨테이너 하나와 평상 하나 수도가 있었다. 저 컨테이너에 불이 켜지는 것도 신기한데 보일러도 들어와서 모두가 탄성을 질러댔지.
막내는 일찍오면 개처럼 일해야한다고 예언하더니 적중하였다.
사람들은 텃 밭에 있는 야채들을 따 먹고 고기만 사가지고 가면 되니까 이 험한 산길이라도 즐거이 오겠노라 말했는데. 텃 밭엔 상추만 자라고 있었다. 버섯이고, 고추고, 양파고, 깻잎이고 다 샀다. 다 돈주고 샀는데 차는 다 긁혔다.
그래도 고기도, 고구마도 감자도 익었다. 이 밤도 대화도 깊어갔다.
감자에 라면이 등장할 때 즈음엔 다들 천국을 느꼈을 것이다.
2024년의 목소리
이 날 정말 행복했구나. 회사 다닐 때 생각 많이 나는데 특히 처음이자 마지막이던 야유회가 잊혀지지않는다. 내게 정말 잘해줬던 사람들... 저 텃밭처럼 순박하고 순수했던 내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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