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4 늘 우리가 듣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회사에서는 한국 라디오 방송을 틀어놓는다. 1시에 출근을 하면 MBC 김신영을 중간부터 듣다가 컬투의 두시 탈출로 넘어가서 마지막엔 김창렬의 올드스쿨로 바뀐다. 

 

솔직히 프린터 소리에 잘 들리지 않지만 여러번 반복되는 신곡이 어느새 입에 붙는다던지 디제이가 바뀌어도 계속 비 얘기를 하면 한국은 지금 비가 오는구나.. 춥구나.. 더웠구나..어제 축구 이겼구나..(진 소식은 들을 수 없다.) 오늘 식목일이구나.. 하고 끄덕끄덕한다.

 

가끔, 두시탈출 김태균이 옥희목소리로 대박 예감의 사연을 읽기시작 할 땐 본능적으로 손을 멈추는데 나만 그러는게 아닌지 사무실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역시나 10만원짜리 사연이 빵 터지면 여자 세명이서 푸하하하하하 폭소 한바탕 쏟고 약속이나 한 듯 다시 타타타타타탁 타자소리가 시작되곤한다. 

5시쯤이 되면 좀 한가해지니까 8~90년대 유행가를 틀어주는 김창렬의 방송만은 꽤 집중력이 좋아진다. 공일오비, 넥스트, Ref, 이승환, HOT, DJ COC, 컨츄리꼬꼬, 핑클에 베이비복스,  빰빰빰빠빰빰~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전주만 들어도 추억 돋는 노래들이 아주그냥 귀에 쏙쏙. 

 

너에게 원한 건 어려운 부탁은 아냐 

서로 관심을 조금씩만 가져 주는 것

가사가 이렇게 순수할 수가..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내 평생 단 한 번만이라도

나의 소원= 덩크슛.

90's 가사들이 너무 귀여워서

피식피식 절로 웃음이 나온다.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지금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리는 듀스 가사들.

 

그리고 당시엔 생각없이 따라 불렀는데 새롭게 들어보니 이런 노래였던가!! 하는 것들도 있고 말이다.  

공일오비의 신인류의 사랑이 흐르는데. 

맘에 안드는 그녀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

 내가 전화 하는 그녀는 나를 피하려 하고 

거리엔 괜찮은 사람 많은데

소개를 받으러 나간 자리엔 

어디서 이런 여자들만 나오는거야 

 

비연이랑 듣다가 빵 터졌다.

어디서 이런 여자들이 (기어)나오는거야!! ㅋㅋㅋ

공일오비 못됐네 ㅋㅋ

화려한 싱글을 부른 양혜승이란 추억의 가수도 있었다지.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화려하다.  

결혼은 미친 짓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이 좋은 세상을 두고  서로 구속해 안달이야 

친구로 만날 수 있는 그런 이혼도 정말 싫어

(이 나이가 되니 새삼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좋다가 싫어진다면 떠날 수 있겠지만 아 모두 미쳤나봐 그런가봐 왜 자꾸 머뭇거려 날 그냥 버릴거니 가질거니 그것만 확인하면 돼  모두 영원하자 약속하지

 어이가 내 뺨을 때려

어이가 내 뺨을 때린대 ㅋㅋㅋㅋㅋ

이런 고품격 표현이 유행가에 삽입 되어 있었는데 나는 너무 어려서 놓치고 지나쳤나?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날 그냥 내버려둬 책임 못 져 

더 이상 부담 주지마

재혼도 미친 짓이야

이렇게 시작하는 2절을 듣고 너무 웃어서 숨을 못쉬었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목숨바쳐 좋아하던 HOT 노래를 다시 듣는데 수백번 수만번 따라한 그 노래가 도데체 뭔 말인지 모르겠다.

사실은 오늘 너와의 만남을 정리하고 싶어 널 만날거야 이런 날 이해해 어렵게 맘 정한거라 네게 말할거지만 사실 오늘 아침에 그냥 나 생각한거야 햇살에 일어나 보니 너무나 눈부셔 모든게 다 변한거야 널 향한 마음도 그렇지만 널 사랑않는게 아냐 이제는 나를 변화시킬테니까 너 몰래몰래몰래 다른 여자들과 비교 비교했지 자꾸만 깨어지는 환상속에 혼자서 울고 있는 초라하게 갇혀버린 나를 보았어 널 떠날꺼야 음! 널 떠날꺼야 음! 하지만 아직까지 사랑하는걸 그래 그렇지만 내 맘 속에 너를 잊어갈꺼야 머리 위로 비친 내 하늘 바라다보며 널 향한 마음을 이제는 굳혔지만 웬일인지 네게 더 다가갈수록 우린 같은 하늘 아래서 있었지 단지 널 사랑해 이렇게 말했지 이제껏 준비했던 많은 말을 뒤로한채 언제나 니 옆에 있을게 이렇게 약속을 하겠어 저하늘을 바라다보며

 

 

이중인격자가 부르는 노랜지 주인공이 조울증인지 중간에 술에 취한건지. 데체 모르겠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