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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던 나

2008-09-24 케군의 첫 한국 여행기

by Previous Dong히 2023. 11. 4.

케이타군의 첫 해외여행이기도 한 한국 서울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바람직하고 흥미진진했던 모양이다.
솔직히 서울땅을 밟기전에 그는 말한마디 안통하는 후진국 혹은 한껏 점수 줘 봤자 개발도상국쯤으로 여기며 온갖 불안을 안고 출발했다. 그가 한국을 이정도로 상상했다는건 어떻게 알았냐고?

"화장실에 가면 휴지있어?" -라는 질문을 당했다.
(있긴있는데 일본사람은 손으로 딱아야돼. 라고 대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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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엄마랑 출국장으로 나오는 남자들중에 [케이타 맞추기] 놀이를 했다. 엄만, 진짜 나보다 열살은 많아 보이는 남자만 꼭꼭 찝어 "쟤지? ""쟤야?"했다. 은연중에.. 어떤 분위기의 남자랑 날 엮고싶은지 엄마의 욕망이 .... 내가 아니야~ 아니야~~ 아유~~ 저남자는 머리가 벗겨졌자나!! 하고 펄덕퍽덕 뛰고있는데 느닷없이 몇일 안본 케이타가 출국장에서 불쑥 나왔다. 헛두... 한국에서 보는 케이타는. 두근두근새롭구나.

엄마는 보자마자, "아이코- 낯설지가 않네- "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케이타에게 "너 한국사람같대" 했더니
웃으면서 기분나빠했다 (크하하하하하).  엄마앞이라고 그날 케이타는 긴장해서 눈썹하나 맘놓고 까닥하지못했다.

 

여기는 공항에서부터 바로 출동한 서울타워. 추석연휴 첫날이었던 그날은 미어터지는 사람들을 10명씩밖에 옮기지못하는 엘리베이터로 1시간이 넘게 기다려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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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바로 전날이라 게다가 새벽 1시. 고기집이란 고기집을 청계천부터 명동까지 뒤졌지만 결국 포기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집앞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서 발견한 돼지갈비집. 누군가 케이타 돼지갈비 먹이려고 힘쓰셨군요. 이 집에서 먹은 된장찌게와 냉면이 너무 맛있어서 내 체면좀 섰다.. "이 반찬 다 공짜다. 달라면 더준다" 한마디에 먹성좋은 케이타군 반찬을 숟가락으로 퍼 먹었다. 보통 일본사람 깻잎 좋아하지않는데 이 남자 상추위에 깻잎 꼬박꼬박 얹어서 상추,깻잎을 3번이나 리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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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명동 한복판에 등장한 케이타군. 뚜~등! 부으셨습니다. 케이타가 명동에 있으니까 이상하다. 하하하 웃기다.

지금부터 한국여행중 그

가 가장 최고의 평가를 내린 음식을 소개하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설. 렁.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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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케이타군의 요청으로 국립중앙 박물관 ,전쟁기념관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관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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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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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대찌게 먹자구. 먹자구. 먹자구. 했는데 (인터넷이랑 가이드책자에 나와있으니까)삼계탕 먹자구먹자구하길래
먹였다. 대추랑 인삼 감초 밤 넣고 팔팔 끓인 삼계탕. "거봐, 그냥그렇지? "-"응, "
우리가 닮은건지 천생 연분인지 입맛이 진짜 똑같아서 내가 아는데 넌 부대찌게가 더 좋았을 거라구. (난 삼계탕 별로 안좋아한다. 백숙은 좋아하지만)

부대찌게는 뭘로 만든거냐고 나중에 물어왔다.
"된장비슷한걸로 국물을내서 햄이랑,야채랑 끓인거야."
"흐-응."
"떡이랑, 치즈도 넣고 살짝 매콤해"
"오오!! 맛있겟네!!"
"라면도 넣어먹어도돼"
"부대찌게 먹으러 가지 그랬어!!!"
"......(너이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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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날은 발의 피로도 풀겸, 물꼬기를 좋아하는 케이타군에게 특별한 이벤트로 명동에 나무그늘을 갔다. 
커피와 토스트가 3900원에 마음껏 먹을수 있었는데. 3,4군데의 각기다른 커피전문점의 커피를 마셔본 결과 한국커피는 밍밍하다는결론을 내린 케이타군은 커피를 마시지않았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간 파스쿠찌에서 내가 조금 찐하게 해주세요-라는 부탁을 하니 샷을 추가하는건 500원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됬다. 500원을 추가하고나니 그제서야 케이타군은 그래 이맛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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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밤. 최후의 만찬을 위해 내가 데려간곳은 인사동. 케이타군이 너무나도 좋아한 장소였다.

사동면옥 골목을 따라가다가 왼쪽으로 조금 꺽으면 옹달샘이라면 한정식집이 나온다. 지금껏 2번을 가봤는데 한번에 잘 찾아갔다. 내가아는 반찬 많은 집은 여기정도였다.

한국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한국말이 훌쩍 늘었다. 예전엔 "오깨가 뭉춋어요~" 밖에 모르더니 요즘은 무슨 말만 하면 왜~~~ ? 왜??? 왜~~ 해댄다. 매일같이 한국에서 사온 러브홀릭 CD를 들으면서 파편같은 한국어를 외우는데 "전화해 빨리 전화해"(러브홀릭의 '놀러와')를 익혔다.

내년엔 부산에 가자고 조르는데.. 왠지.. 매일같이 물꼬기를 보러다녀야할거같은 불길한 예감이...든다.. 난..물고기는..먹고만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