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생각나는 주말 아침이었다.
셋이 같이 살 때, 잠옷 차림으로 엄마랑 메텔이랑 같이 밥을 차려먹고
서로 이 옷은 어떠냐 거기에 이 신발이 낫겠냐
심각하게 토론하고 각자 지인의 결혼식장으로 출동했다.
메텔부부가 먼저 직장동료 결혼식장으로 향했고

케군은 부황을 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많은 사람들이 막힐 줄 알고 모두 미리 출발했다니. 살다보면 뭐든 다 익숙해지기 마련.
우리 외가쪽 식구들이 처음 보는 하루를 신기하고 기특한 눈빛으로 너무 좋아하셨다.
밤톨이 같은 요 손주를 엄마가 살아있었다면 침을 튀기며 자랑했을텐데. 이모, 삼촌들은 자꾸 애 잘 키웠다 하셨다. 뽀얗고 예쁜게 참 잘 키웠단다. 그런 칭찬에는 어째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생긴건..유전인데요? 이런 생각만 머리에 맴돈다. 아무튼, 나보고 이쁘게 잘 키웠다고 하니 좋은 기분 :)



1호선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없는 건 없는거라고 유모차 들으라고 계단으로 가라고 그 짧은 순간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고 있는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케군이 끝까지 사방팔방 엘리베이터를 찾으러 다녔다. ......없다고!!!!!!! 빡침이 묻은 부정문을 듣고서야 포기하셨다.


하루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20년 압수에 들어갔다.


나의 신부 수업은 훌륭한 음식 솜씨는 물론이고
이렇게 정갈하고 깔끔하게 살림하는 메텔 어머님한테 다 배웠다.
안 보이는 데까지 보기 좋고 쓰기 좋게 정리하는 법
살림은 봐서 깨끗한게 끝이 아니라 맡아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까지라는 것
사는 것 보다 버리는 게 더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
집안 일은 날 잡아서 하는 게 아니라 항상 조금씩 계속 하는 거라는 것
어머님이 입버릇처럼 하는 표현이 있다.
"사부작 사부작"
이 소리는 주부가 항상 조금씩 몸을 움직여 살림하는 소리입니다.
이렇게 해 놓고 사는 건 내가 매일 조금씩 사부작사부작 해서 사는 거라고 늘 말씀하셨다.




가시 삭삭 발라서 맨손으로 한 번 더 으깨서 확인사살 해 주는 메텔
언니, 내 입으로 들어가는 밥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어요.
이 짧은 시간동안 육아체험 정확히 하네 ㅎㅎ
실전엔 더더더 잘 할 거 같다.

정말 한국 입맛 다 된 우리 케군은 불고기며 부침개보다 시골 된장으로 만든 된장국이 칼칼하고 제일 맛있다며 진심으로 극찬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생활 5년차에 한국 입맛 다져가는 네가 진심으로 자랑스러울라그래.

밥먹고 후식으로 사랑받는 하루.
아주 큰 머리가 돋보임


다시 김장다라이 속으로


마지막 밤은 하루를 재우고 어머니한테 보초를 부탁하고
우리끼리 맥주집에 왔다.

개,돼지라 그래서 매우 서민적이고 왁자지껄한 장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수제맥주 집이라니!




독일메뉴 (맥주에 소세지!)집이라며 케군은 그렇게 잘 먹어놓고 밥 먹지말고 여길 왔어야했단다. 아 어머님이 들으셨으면 삼년은 삐질듯. ㅋㅋㅋㅋ 맥주가 상상이상으로 너무 제대로라며 진짜 좋아했다.




그리고 떠나는 날 아침






인천공항에서 신나게 비행시간을 기다렸다.
돌아오는 길에 벌어질 지옥의 플라이트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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