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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던 나

2016-06-03 하루의 한국여행기 Ver.2 -마지막 날

by Earlier Days히 2026. 6. 17.

예전 생각나는 주말 아침이었다.
셋이 같이 살 때, 잠옷 차림으로 엄마랑 메텔이랑 같이 밥을 차려먹고
서로 이 옷은 어떠냐 거기에 이 신발이 낫겠냐
심각하게 토론하고 각자 지인의 결혼식장으로 출동했다.
메텔부부가 먼저 직장동료 결혼식장으로 향했고
 
 
 

케군은 부황을 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용산까지 가는데 한시간이 걸렸다. 서울의 교통체증...

이 많은 사람들이 막힐 줄 알고 모두 미리 출발했다니. 살다보면 뭐든 다 익숙해지기 마련. 
우리 외가쪽 식구들이 처음 보는 하루를 신기하고 기특한 눈빛으로 너무 좋아하셨다.
밤톨이 같은 요 손주를 엄마가 살아있었다면 침을 튀기며 자랑했을텐데. 이모, 삼촌들은 자꾸 애 잘 키웠다 하셨다. 뽀얗고 예쁜게 참 잘 키웠단다. 그런 칭찬에는 어째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생긴건..유전인데요? 이런 생각만 머리에 맴돈다. 아무튼, 나보고 이쁘게 잘 키웠다고 하니  좋은 기분 :)

 

애 잘 키웠대! 으하하하하

 

1호선은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없는 건 없는거라고 유모차 들으라고 계단으로 가라고 그 짧은 순간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고 있는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케군이 끝까지 사방팔방 엘리베이터를 찾으러 다녔다. ......없다고!!!!!!!  빡침이 묻은 부정문을 듣고서야 포기하셨다.

 

참, 우리 아줌마 (엄마의 절친)가 하루 돌 반지를 해 주셨다. 한국아기가 하는 거 꼬박꼬박 하게 해 주시는 마음 감사합니다.

 

하루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20년 압수에 들어갔다.

나의 신부 수업은 훌륭한 음식 솜씨는 물론이고 
이렇게 정갈하고 깔끔하게 살림하는 메텔 어머님한테 다 배웠다.
 
안 보이는 데까지 보기 좋고 쓰기 좋게 정리하는 법
살림은 봐서 깨끗한게 끝이 아니라 맡아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까지라는 것

 

사는 것 보다 버리는 게 더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
집안 일은 날 잡아서 하는 게 아니라 항상 조금씩 계속 하는 거라는 것
어머님이 입버릇처럼 하는 표현이 있다.
 
"사부작 사부작"
 
이 소리는 주부가 항상 조금씩 몸을 움직여 살림하는 소리입니다.
이렇게 해 놓고 사는 건 내가 매일 조금씩 사부작사부작  해서 사는 거라고 늘 말씀하셨다.

 

가시 삭삭 발라서 맨손으로 한 번 더 으깨서 확인사살 해 주는 메텔
언니, 내 입으로 들어가는 밥은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어요.
 
이 짧은 시간동안 육아체험 정확히 하네 ㅎㅎ
실전엔 더더더 잘 할 거 같다.
 

정말 한국 입맛 다 된 우리 케군은 불고기며 부침개보다 시골 된장으로 만든 된장국이 칼칼하고 제일 맛있다며 진심으로 극찬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생활 5년차에 한국 입맛 다져가는 네가 진심으로 자랑스러울라그래.

 

밥먹고 후식으로 사랑받는 하루.
아주 큰 머리가 돋보임
 

다시 김장다라이 속으로

 

마지막 밤은 하루를 재우고 어머니한테 보초를 부탁하고
우리끼리 맥주집에 왔다.
 
개,돼지라 그래서 매우 서민적이고 왁자지껄한 장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수제맥주 집이라니!

독일메뉴 (맥주에 소세지!)집이라며 케군은 그렇게 잘 먹어놓고 밥 먹지말고 여길 왔어야했단다. 아 어머님이 들으셨으면 삼년은 삐질듯. ㅋㅋㅋㅋ 맥주가 상상이상으로 너무 제대로라며 진짜 좋아했다.

 

너무너무 행복하게 여러가지 맥주를 시킨 케군

그리고 떠나는 날 아침

 

지하철에서 모르는 아저씨에게 듬뿍 사랑받고
(2026년: 이 남자 지금어디있어요?)

인천공항에서 신나게 비행시간을 기다렸다.
돌아오는 길에 벌어질 지옥의 플라이트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