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둘을 키우는 서네언니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 와 있으라고 첫날 집을 내주고 나흘 간 내 밥, 하루 이유식을 차려주고, 하기스엑스 라지사이즈 수십 개와 매일밤 우리 모자의 잠옷, 하루가 씹어먹을 여러장의 타올, 콧물 닦을 가제수건, 외출할 때도 쓸 물티슈 등등 온갖 것을 해줬다. 초코파이 수천 개에 상응하는 정이다. 애기 데리고 친정에 가면 다들 이렇게 해 주나? 언니 덕분에 친정있는 사람이 부럽지 않았다.
하루는 엉아들의 장난감이 넘치는 천국에서 흥분과 환희 속에 놀다가 지쳐 잠들고 눈 뜨자마자 어디에 손을 뻗어도 닿는 장난감을 끄집고 또 끄집으며 세상 둘도 없이 행복하게 지냈다.
가는 날까지 케군의 반대와 싸웠다. 둘이 가지 말라고... 너가 짐 찾느라 허둥대는 동안 하루를 누가 유괴할 거 같다는게 반대하는 이유였다.
뭐래... 얘가.
이제 어엿한 세계속의 한국을 어디 무슨 마피아 소굴로 알아. 하도 한국을 안 갔더니 케군은 초심으로 돌아갔나보다. 연애하던 시절, 제일 처음 한국가자 했을 때 화장실에 휴지 있냐고 하던 게 기억난다. 아. 도마뱀 나오냐고 묻기도 했지.....
공항답게 프랑스 아이를 만났다.
난 '프랑스 아이처럼' 책 읽은 후 프랑스 아기만 보면 관심폭발.
졸려서 징징 대는 중인데 내가 말 걸어서 엎친데에 낯가림이 덮쳐져..
프랑스 아이는 한참동안 엄마를 괴롭히다... 아기띠에 잠이 들었다.
아무리 프랑스 아이래도 낮잠에 애 먹는 건 전세계 공통인가 보다. 왠지 위로가 되네...
아시아나 탑승! 1센티 키를 속여 무사히 베시넷을 받았다.
돌아올 땐 사연이 많아서 이게 마지막 베시넷이 되었다.
둘 만의 비행이라 긴장백만볼트였는데 순조롭구나 순조로워!꼴까닥
승무원이고 주위 승객들이고 효자도 이런 효자가 없다며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선 동정과 위로를 한 몸에 받아야 했지만 'ㅂ';; 정말 아기의 컨디션은.. 복불복!
아기랑 둘이 어떻게 움직였냐고?
유모차에 하루를 태우고 사진처럼 트렁크의 손잡이랑 유모차 손잡이를 겹쳐서 같이 밀었더니 슥슥 잘 갔다. 물론 공항처럼 맨들맨들한 바닥이어야 가능했다.
짐만 아니었어도 공항철도를 타는 건데 차가 너무 막혀서 하루는 배고파 잠들고 난 배고파서 토할 거 같았다... 한국의 교통체증을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택시 안에서 쓰러져 보는 군.
그래도 언니네 집에 넘쳐나는 장난감 덕분에 하루가 기분을 되찾았다. 불고기랑 무국에 밥 말아주니 허겁지겁.
그리고 서녕 언니가 왔고 내가 고대하던 간짜장도 시켰고 하루는 8시가 되기전에 기절하듯 잠 들고
우린 옛날 얘기하면서 깔깔대고
서네 언니가 제사 끝내고 새벽에 왔고 형부만 남겨놓고 여자들끼리 홍대도 갔다왔다. 하아... 사진이 없어 사진이!!! 이 여자들 늙어가지고 사진을 안 찍어...
아침에 일어나니까 원래 이 집에 살았던 애 마냥
하루는 엉아들이랑 같이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적응기간 제로.
여기서 나고 자란애 같애 ㅋㅋㅋ
애미야, 버스다 버스!!
하루는 일본 버스는 작아서 한국버스의 스피드와 크기에 진짜 흥분했다.
암, 스펙타클 할 거다.
서네 언니랑 서녕 언니의 아는사람은 곧 내 지인. 날 하도 데리고 다녀서 인맥이 통일 됐다. 이젠 나로 모자라 하루까지 데리고 다니는 이 자매들 무서운 여자들. 이러다 천하통일 시킬 듯
어린이대공원 후문은 어릴 때 내가 살던 동네였다. 참고로 정문은 내가 살던 동네 아님. 어린이 대공원 엄청 넓어서 학교 통학하는 애들이 달랐다. 그래서 후문이랑 정문은 완전 다른 동네 개념이었다. 거기를 하루랑 오다니 아우. 싱기해. 혹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진 않을까 기대했는데 선거날 어린이 대공원에 오는 동창은 없었다. 분수대도 놀이기구도 너무 좋아져서 깜짝 놀랐다.
고장난 비행기에 태웠다.
정말 좋아했던 하루
예전에 어머님이 시장에 있던 코인 자동차에 한 번 케군을 태웠는데 무서워서 울더랜다. 그래서 그 뒤부터는 일부러 작동 안하는 자동차에 앉혀놓기만 했는데 지나가던 선량한 아저씨가 돈을 넣어줬고 자동차가 움직이는 바람에 엉엉 울었다는 이야길 들었다. (아저씨 불쌍해!!! ㅋㅋㅋㅋ)
어느쪽이 호빵맨이죠
앰...앰...애미야.... 나 내릴란다..
난 아까 그 (고장난)비행기가 좋다..애미야..
놀라운 유전자의 힘
울적한 마음 까까로 달래기
칼슘 가득 곡물너무 좋아해서 한 봉지 사 왔다.
아니 그런데 아이 태운 채로 유모차를 번쩍 들어 버스탔다고 하니 한국 친구들이 엄청나게 놀랬다. 아...안되는 건가? 애 낳고 한국에 살아 본 적이 없어서 감각이 달랐다. 나 완전 외국인 된 기분이었다. 한국보다 훨씬 작은 일본 버스는 유모차 태우는사람이 아주 많다. (유모차는 아이태운 채로 버스에 타고 좌석 옆에 나와있는 벨트에 유모차를 고정시키고 브레이크를 걸어놓으면 된다.) 아니 이렇게 넓은 버스라니!! 한국에선 유모차 차 태우기 정말 좋구나! 저상버스도 있고! 감탄했는데 아무도 유모차에 애 데리고 버스 자체를 안 탄다고 해서 막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내릴 땐 젊은 총각이 유모차 같이 들어주고 얼마나 친절했다구! 다들 나 같은 사람이 하도 없어서 오죽하면 버스를 탔겠냐 싶어 도와준거랜다 ㅋㅋㅋㅋㅋㅋㅋ 친절의 의미가 그런거 같기도 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