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대답없이 엄마를 부른지 10일째.
엄마는 10일전 그 모습 그대로 눈을 감고 부은 몸으로 열심히 숨을 쉬고 계신다. 4일째까지 큰 고비였다고 그랬는데 꿋꿋이 이겨내 준 엄마에게 너무 감사하는 마음 반 일주일이면 깨어날거라고 멋대로 믿었는데 아직도 끝도 없을것 같은 엄마의 혼수상태를 보며 야속한 마음 반.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내 앞에 날짜만 정신없이 또 지루하게 흘러갔다.
대상포진이 활개를 쳐서 다 터져버린 엄마 입술 때문에 면회때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들릴거야 엄만 다 듣구 있을거야 하면서 무조건 힘내라고 빨리 돌아오라고 그만 자라고 손발을 주무르며 미친사람처럼 이야기를 하고는 목이며 가슴에 구멍이 뻥뻥 뚫려서 모든걸 기계에 의존하고 있는 엄마가 불쌍해서 또 눈물이 뚝뚝뚝 흐른다.
중환자실에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보호자들 중 3명은 일반병동으로 옮겼고 지금껏 4명이 영안실로 내려갔다. 오늘도 자살기도를 한 남편이 일주일째 사경을 해메다가 결국 사망시간을 확인하고 그 언니는 병원이 떠나가라 울었다. 그때는 덤덤하게 모든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는데 나한테 잘 해주던 다른 언니가 일반 병동으로 옮기는 날 가슴을 쥐어짜며 울어버렸다.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갔던 남편이 얼굴 빼고는 온몸이 마비되서 평생을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한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자꾸 뭐든지 할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을 버리지 못하는 남편의 좌절을 지켜보는 것이 제일 괴롭다고 했다.
우리 엄마도 마음의 병을 이겨낼수 있을지..
무엇보다도 정말 열흘이상 이렇게 혼수상태인 엄마가 깨어나서 움직일 수있는 가능성은 있는것인지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우리가족은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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