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자마자 미친듯이 뛰어 간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안도의 숨이 새어 나왔다. 어휴.. 공항은 항상 커다란 관문이다. 비행기 안에서는 하네다에 이륙하기 전까지 아직 외국인 등록증을 가지고 있는 걸 어떻게 설명할까 계속 연습했다. 으으... 이러다 입국거절 당하는거 아닐까. 그 와중에도 면세점 봉투에 기내식으로 나온 파인애플을 챙기며 면세점에서 1년 근무했던 것이 먼 훗날 이렇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줄이야 하고 뿌듯해도했다. 쥴리크에서 몇개를 샀는데도 VIP카드 하나면... 한국 면세점 만만세.
하네다에 바퀴를 내리고 입국심사대에 가자 오늘도 어김없이 친절한 반말을 해 주시는 공무원 여러분께 외국인 등록증을 언제 반환하는것이 좋겠냐는 유창한 일본어를 선보여 주었다. 키야 내가 들어도 네이티브 저리가라의 일본어구먼! 그 때문이었을까. 아주 친절히 (그러나 반말로) 지금 그냥 주시고 입국하시면 된다고 나를 들여 보내 주었다. 오앙.. 쫄았던 나의 온몸이 다시 올곧게 펴지는 순간이렷다.
자정이 넘은 시간 하네다로 달려 와 준 케이타. 오랜만에 만나면... 한 5분간. 왠지 부끄러워라. "그래서 비행기를 탔는데 일본인 승무원이 한명이고 .. 아 근데 그 승무원 동남아 혼혈같이 생겼는데 어 잠깐"
"도쿄타워 진짜 이쁘다~ 오랜만이다. 도타야. (아무도이렇게부르지않음.)" 회사 끝나고 일본에 도착하는 동안의 모든 과정을 상세히 조잘조잘 댔더니 케이타네 집앞에 도착했다. 모두가 잠든 집안에 살곰살곰 들어가서 짐을 풀고 집안에서 풍겨오는 케이타의 낯익은 냄새를 킁킁 맡고 있었더니 나를 위해 케이타 어머니가 준비해 주신 잠옷과 칫솔 수건을 발견했다.
잠옷 가져왔는데... 입어? 말어? 고민하다가 결국 내 잠옷을 입었다.
케이타의 할머니가 쓰시던 방에서 케이타 부모님이 준비해 주신 매트에 누웠는데 너무 딱딱해서, 돌덩이 같아~~~ 라고 했더니 케이타가 "와가마마다나!!" 하면서 자기가 눕더니 본인이 생각해도 심했던지 마구 웃었다. 솔직히 진짜 돌덩이 같아 ㅋㅋ나를 싫어하시나? 이런생각까지 들었어 크크크
꼭 붙어서 케이타의 냄새를 킁킁대며 심야TV를 시청하다가 어느새 잠든 그 짧은 시간들이 내가 항상 그렇게 그리워하던 행복이란걸 그 당시 실제 그 시간에도 절절히 실감할 수 있었다.
내일은.... 같이.... 신주쿠에서..쇼핑하고.. 늘 그랬던 것처럼.. 영화도 보고.. 밥먹어야지...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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