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에는 의욕넘치게 세일 맞이 쇼핑에 나섰다.
다시 폭풍 쇼핑을 하다가.
케이타의 어머님과, 욧츠야 '소에다씨'네 집으로 갔다.
소에다씨는 케이타의 남동생 초등학교 친구 어머니시다. (응?굉장히 먼 관계네 ㅋㅋ)
소에다씨, 케이타 어머님 그리고 또 한명의 아줌마 이렇게 트리오로 절친이시라고. 지난번 소에다씨 부부가 한국에 놀러오셨을때. " 엄청 비싼 식사가 하고 싶어요~" 라는 리퀘스트로 나도 처음 가 보는 고가의 한정식을 안내 해 드린적이 있었다.
그때, 케이타 이야기를 하며 어찌나 친해졌는지 이 부자 부부는 일본에 오면 꼭 집에 놀러오라고 꼭 놀러오라고 몇번을 초대하셨다.
도쿄 한복판에 있는 소에다씨 집은 2년전 다시 리폼하여 양식 건축물로 탈바꿈 했는데 1층은 주차장 2층 3층은 자녀들이 한 층씩 쓰고 4,5층을 리빙과 침실,게스트룸으로 쓰고 계셨다. 매우 유명한 디자이너겸 건축학 교수님이 직접 디자인 했다고 현관을 들어 서는 순간 부터 탄성이 절로-
"너무 좋아요!" "소에다씨 부자!"
"이거 너무 이뻐여! " " 너무 부자!"
라고 마구 칭찬을 토해내자,
소에다 아저씨는 하늘 끝까지 들뜨셔서 온갖 방문을 열고 끊임없이 '모든게 전자동'이라는 말과 '#$^의 유명 브랜드'
를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모든 '뒷처리'는 전자동.
점심엔 뭘 먹었어? 하셔서 '아부라소바요"했더니
그런 서민음식 모르시는듯, ...
소바먹었구나? 하고 흘리셨다.
(라면인데여~~~ 'ㅂ' )
소에다씨가 취미로 샹송을 배우고 발표회하러 지난주에 파리로 진짜 파리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랑, 소에다씨 부인이 타르트를 몇개씩 구워냈다는 이야기와 한국 드라마 이야기, 집 앞에 일본천왕이 사는데
에도시대부터 터널이 있어 신변안전을 도모하고 있더라는 도시전설은 진짜고, 지난번 지진때 그 터널을 통해 교토에 피신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리에서 일어 났다.
케이타네 집까지 바래다주는 차안에서
"케군이랑 한국에서 결혼식하면 두분도 오세요"
라는 한마디에 소에다씨 부부는 마구 소리지르고
박수를 치며 엄청 좋아하셧다.
"이게!! 몇년만의 결혼식이야~~~!!!!!
아이 좋아라!!!! 아악!!"
이라고 하셨다. ㅋㅋㅋ
나는 쇼맨쉽이 발동하여 케군의 프로포즈 카드를 꺼내들고
"이거쫌 보세요! 이렇게 고양이 강아지 나란한 구여운 카드를
프로포즈로 줬다니깐요!! 너무 기엽지 않아요"!!"
"저런!!! 케이타로가 이런 면이 있네그래!!!"
하고 차안이 한바탕 떠들썩 할때 소에다 아저씨가.
"이런 위트를 알아주는 여자를 만나서
케이타로는 정말 행운아네"
라고 해 주셔서,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그리고 나는 롯뽄기로 다시 향했다.
비오는날의 롯뽄기 거리는 외로워도 슬프지 않은 낭만이 있었다.
내가 쇼핑백을 여러개 들고있어서 소에다씨가 커다란 종이가방을 하나 주셨었는데 걷다보니 그 종이가방에 적힌 숍을 발견했다. 아- 소에다씨 여기서 인테리어 잡화를 사시는구나.
갖가지 수입 바디용품부터 향초, 주방기구, 조명까지 여기 너무 예쁘고 좋았다.
근데 비싸다~ 소에다씨 부자!
케군이 퇴근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마지막 밤은 이자카야에서 닭꼬치와 나베요리를 즐겼다. 카르피스 포도맛 사와를 두모금 마시고 붉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케군에게 술을 뺏기고, '부자 소에다 부부'이야기를 실컷 하다가
나: 그 집에 결혼 안한 아들이 둘이나 있대. 쩝쩝.
나: 소에다랑 나카오지랑 어느집이 부자야? 쩝쩝.
케: 훗-.
나: 솔찌키 말해바. 소에다씨는 진짜 부자지? ㅋㅋ
솔찍히 소에다씨네 하곤 쨉도 안대지??? ㅋㅋ"
케: 크크크크.
나: 소에다씨네 장남으로 할까봐 나.
케: .... お前…何が目的だ
(너이자식.. 목적이 뭐냐!!)
이런 특수한 개그를 나눴다.
(케군은 저런 개그를 아주 좋아한다.)
밖을 나오니 어느새 이렇게 엄청난 눈발이 내리고 있었다.
정말,, 날씨 한 번 최악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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