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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던 나

2012-07-20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6 꼬리곰탕 팥빙수 이탈리안 티파니

by Previous Dong히 2024. 11. 10.

너무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주린배를 움켜쥐고 12시쯤 밖을 나섰다. 가까운데서 뭔가 맑은 탕을 구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등잔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동네에 있는 유명한 꼬리곰탕집을 떠올렸다. 맛집은 멀어야 하는게 아닌데 왠지 동네 맛집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지. 아니면 아무 생각없이 가던 집이 알고보면 이 지역 최고의 맛집이거나 하는 순간이 있다.

정말 비싸고 맛있는 곰탕이 나왔다.. 그런데 케군이 자꾸 국에서 소냄새가 난다며 얼굴을 왕창 찡그렸다.. 난 촘 비위가 좋은 편이라 고기냄새 누린내 이런거 무딘편이어서 잘 몰랐는데 긁적긁적... (양고기도 잘먹는다) 냄새난다며 무척 싫어했다. 한그릇에 17000원이나 했는데..

 

그래서 케군은 냄새난다며...

잘 못먹겠다고...

탕에서 너무 소냄새가...

자기는... 비위가.. 약해서..

그랬다..

잘 먹지 못했는데 왜인지 배가 부른다는 케군에게 내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팥빙수집에 데려갔다. 어여쁘고 앙증맞은 카페문을 열었더니  맛집 포스가 안 느껴진다나. 저런 아무것도 모르는 처자가 팥에 대해 무얼 알겠냐며

 

"곤나도코데 다이죠부까!!!!!!" -하고있음.
(이런데서 괜찮은거야???)

 

 

한 입 먹는다.

말을 잇지못하는 케군.

오늘은 우리가 사귄지 딱 5년째 되는 소중한 기념일입니다.

조금 캐주얼하고 분위기 좋은데서 가볍게 먹으려고 찾아간 신도림 바피아노에서 케군은... 맥주도 두잔마시고 카프레제에 스테이크에 파스타 리조또를 시켰다... 임신했니..... 너 왜그래..

십만원이 넘었잖아 이자식아.

어쨌든 먹을 때 만큼은 나도 테이블 위의 유기농 바질을 맛있게 흡입하며 즐겁게 먹었다만은. ㅎㅎ

 

결혼반지 이야기

신라면세점 티**매장을 찾았다. 결혼반지는 깔끔한 플래티늄 링으로 맞추자고 우리 서로 약속하고 갔었는데 면세점 언니님은 정말 놀랍다.  티** 본사는 신라에 근무하시는 이분에게 표창을 주셔야 한다.

 이왕 티**로 하시는 거 가격도 똑같은데 필기체 살짝 어떠시냐고 우리 손에 꼬옥 끼워 주셨다. 옴모. 부드럽게 흘러내려간 필기체가 아름답다. 꿀꺽 욕심이 났다. 그래~ 너무 링이면 이게 은인지 백금인지 플래티늄인지 알수도없는데 필기체하나 이쁘잖아?

케군은 글씨 새겨진게 자꾸 신경쓰이고 싫은지 끙끙 대었다. 그때 직원분께서
" 그럼 고객님 이런 건 어떠세요? 보통 많이들 하시는데.. 음.. 글쎄요 이런 방법도 있긴 있어요." 하며 뭐라도 나올 것처럼 뜸을 들이더니. 필기체를 손바닥 쪽으로 안 보이게 사악 돌려주셨다. 픕.... 케군은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듯 "오호.... (나루호도...의 표정.)" 하며 맞장구를 쳐주며 배려 돋고 있었다 ㅋㅋ 빵터진 내 표정을 들키지않으려고 나는 안간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