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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던 나

2013-01-11 케군의 한국여행기 Ver.7 외숙모댁,대통령삼겹살

by Previous Dong히 2024. 11. 22.

엄마를 만나고 근처에 계시는 외숙모댁에 들렀다. 집 밖에 고양이가 양양대길래 외숙모가 기르는 건 줄알고 "오야 오야~ 어여 드가자~" 이러면서 들여보냈더니 사촌언니가 빗자루로 냉큼 내쫒았다. 애교가 어째 그리 많은지.. 깜빡 속았네.. 

 

닭, 오골계, 토끼 등을 사육하고 계시는데 미리 병원에서 전화했더니 "알았다." 시며 닭토리탕을 끓여주셨다. 지금 방금 잡았고 어쩌고가 들리니까 케군이.. 쓸쓸한 표정으로.."아까...전화 했을..때?" 했다. 나는 대답 대신 살짝 고개를 떨구었다.. 

 

불쌍하게도 악마보다 병균을 두려워하는 케군에게서는 아무리 애교를 문대고 발라도 따스한 손길을 받을 수 없었다. 흑흑..

 

못돼쳐먹은 케군자식. 일루와 일루와. 팔로 착 안으니까. 냥냥~ 저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개냥이란 게 이런건가봐. 시고양이랑은 하늘과 땅차이다. 외숙모는 한 번 데려와 키워보려 했는데 원래 키우던 고양이한테 미움받아서 집 안에 들여놓으면 전쟁터가 된단다. 

 

달쿰한 믹스커피 한 봉지 타 먹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군인 4명의 대화가 들렸다. 얘가 진짜 얘야? 에이- 거짓말, 말도 안돼지. 합성이야. 이게 진짜면 대박이다. 이 순진한 어린 양들이 우리나라를 지켜 준다니 누나는... 눈물이 나눙구나..ㅠㅠ

 

영하 17도 속에서도 사람에 사람에 사람인 강남역을 뚫고 4개월 만에 메텔과 메텔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이름 덕에 뭔가 굉장해 - 란 기분을 떨칠 수 없는 대통령 삼겹살에서 고기를 구웠다.

 

의외의 곳에서 케이타 잭팟이 터졌다. 저 양배추 샐러드 (설탕과 마요네즈 소스였음) 야바이- 라며 엄청 맛있게 먹더라.

 

카페로 이동하면서 앞서 가던 메텔 커플이 저렇게 이뿌게 엉겨있길래. 나도 해달라고 졸랐더니. 케군은 저건 상급자 코스라 자긴 할 수 없다고 제 몸 추스리기도 힘들다는 듯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씨...진짜..일본남자 VS 한국남자의 현실은 이런거!

 

메텔 남자친구: 사진찍을 거니까 웃어봐, 웃기 힘들면 개새끼~ 해봐 

 

그거 좋네, 메텔아 해봐. 아무 의미없이 그냥 말 만 하는거야 ㄱ ㅐ.ㅅ ㅐ. ㄲ ㅣ~ 아- 언니 시러옄 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나만 개새끼하면서 찍은 사진. 메텔은 "싫음"이라고 한 건가?  

 

메텔이 캬바쿠라 시뮬레이션 어플을 가르쳐줬다. 손님한테 옷 선물 받아서 드레스를 바꿔입고 머리를 셋팅할 수도 있단다. 그리고 다른 크라브의 캬바죠들하고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고 장래에는 자신의 크라브를 오픈해서 마마가 된다나. ㅋㅋㅋㅋ 진짜 빵터졌다. ㅋㅋ

 

자정이 다가오는 강남역 고개를 숙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