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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던 나

2012-08-21 결혼하기 Part7. 주부체험

by Previous Dong히 2024. 11. 12.

빵이 조금 탔네....

 

후...

 

오전 10시가 돼니, 빨래도 (뭐 빨게 있었겠냐마는) 청소도, 설거지도 다 끝났다. TV를 켜고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어제 못 본 버라이어티를 꺼내 보다가 2시간을 흘렸다. 2시간 이상 TV를 보고 있자니 멍청하고 한심해서 도저히 이러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어나 보려해도 일어나지지가 않는 것이다.. 마치 외계 생물체가 내 어깨에 앉아 있는 듯 너무 무겁고 목을 가눌 수 없어. 잠깐 일어났다가 젤리처럼 주루룩 다시 쇼파로 미끄러졌다. 그 상태가 너무 힘든데 일어나 직립보행하는 게 더 힘들었다. 으으... 이것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최악의 중력이었다.

 

뺨을 몇대 때리고 정신을 챙겨서 겨우겨우 밖으로 나와보았다. 아아! 햇살이 눈부셔.. 

다음날 또 케군은 어김없이  나를 가두고 집을 나섰다. 이보시오!!!! ㅜㅠ 나도 데려가시오!!!

 

내가 불쌍했는지 오전 휴가를 내서 오전엔 나와 놀아 주었다.

 

저녁엔 예전 한국어 학생들 (이라고 말하기엔 이미 친구모임이 되어버렸다.)을 만나 수다를 왕창 떨었다. 마치 어마어마하게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다신 못 볼 것처럼 회포를 풀었다. 이게 왠 엄살이냐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이게 곧 일상이 될거라는 생각을 하니 나에겐 매우 중요한 테스트였다. 나는 과연 전업주부를 할 수 있을까. 집에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태생부터 '집순이'인 여자들이 있다. 내 주변에도 포도씨를 비롯한 몇명이 있는데.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외출해 있는 것보다 집안에 있는 것이 매우 건강해 보였고 생기있어 보인다. 그런데 나는 아니다. 집 안의 공기가 자꾸 죽어버린다.  저녁때 만난 친구들은 아마 나는 못할 거라고 전업따위 생각도 말라며 덧붙여. 몇년을 사귀든, 사람은 결혼하면 휘리릭~하고 바뀌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무엇이!!! 어떻게!!!! 게다가 그게 어떤 문제로 어디에서 불씨가 되어 날아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그랬다.
그나저나 나 수납 진짜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