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짼지 기억안나는 가족모임이 있었다. 어머님 말씀으로는 저번에 먹은 건 둘째 부부의 축하였고.. 집에서 스시파티한 건.. 별개고.. 이건 저래서 그때 그건 그거니까 아무튼 큰 부부 축하파티는 또 해야 한다며 만났다.
형 부부라고 더 비싸고 더 유명한 데에 데려가고 싶으셨던 어머님은 '철인 사카이'쉐프의 프렌치를 예약하셨고 엄마가 자꾸 번거롭게 불러들인다고 투덜댔던 아들들은 스타 쉐프의 이름을 듣고 닥치고 밥 먹으러 나왔다. ( 십년전 쯤 일본열도를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은 요리대결 방송이라고 함.)

접시부터 조명까지 넘흐 이쁜데 요리가 다 그림같아서, 뭐 어떻게 이 작품을 칼로 째는 기분이 아까웠다. 아버님도 새로 산 카메라에 하늘, 꽃, 유스케(시고양이)만 찍으시다가 물만난 고기처럼 요리마다 셔터를 누르셨다.
다 맛있었는데 무엇보다도 기름에 튀긴 쌀이 너무 독특하고 맛있었다.
우리 이름 새겨진 케잌이 나와서 촛불도 켜고 노래도 부르고 사진도 찍고. 집으로 가져왔다. 어머님은 얼굴 볼때마다 결혼을 축하하셨고 영원히 계속 축하하실 기세시다. 언제고 갓 결혼한 사람처럼 축하하시는 바람에 이혼을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어머니... 매우 지능적인데?

2024년의 목소리:
어머님 아프시고나서 저런 고급 레스토랑은 한번도 못 간 거 같다. (어머님 찬스의 어마무시한 고마움을 새삼 깨닫는다) 우리를 정말 많이 이어주셨구나. 어머님의 빈 자리가 느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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