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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살이 나

2012-12-13 노로바이러스

by Previous Dong히 2024. 11. 18.

치라시스시에 오뎅을 차려서 밥 먹은 목요일 밤. 곤히 자고 있다 강렬한 요동이 쳤다. 응? 몽롱하게 눈을 뜨니까 옆에서 내 멱살을 잡고 정신없이 흔들고 있는 케군이 엄청 다급하게 "나...나 토할거 같애.." 이러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난 뭐 해줄게..없어서  괜찮냐고 토닥토닥하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아침이 밝아도 케군이 끙끙 배를 잡고 계속 니글거려했다. 일단 회사를 재끼고 대충 옷을 입혀서 동네 의원에 데려갔다. 설사,구토,발열. 노로바이러스가 의심된다고 하시는 소릴듣고 덜컥 겁이났다. 바이러스래 바이러스. 인류가 결국 저걸로 멸종할 거 라는데. 급히 인터넷을 찾아 보니 "배 감기"라고도 불리고 배 아프고 몸살나는 예전부터 있는 병이었다. 기냥 옛날 옛적부터 있었다니까 갑자기 안심이 돼. 아직 증명되지 않은, 신약이 없는, 위험성을 가늠할 수 없는 신종병에 관한 공포... 쓸데없이 그런 영화는 하도 나와가지고.. 후덜덜.

 

일요일엔 38도 가까이 올랐던 열이 쑤욱 내려가고 구토기도 없어졌다고 조금 이성을 찾았다. 집에서 따뜻한 산채 우동을 만들어 줬다.
"근데 엊그제 그렇게 다급하게 막 토가 목에 올라오는데, 그 상황에서 난 왜 깨웠어?"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다곸. 잘 일어나지도 않는뎈.
"혼자 토하기 외로웠쪄?"
"웅...."
 
케군은 혼자 토하기 외로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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